| 끝내는 이겼다.
- 9월 8일에 최종 합격 메일을 받았다. 당시에는 실감이 잘 안 났다. 조금 정신을 차린 이후에는, 합격을 했다는 기쁨보다 다시 또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 합격 메일을 받기 전까지 수만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이래서 안 될 거다. 이러니까 또 되지 않을까? 이렇게 하지 말걸. 이건 좀 잘한 것 같은데'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이 1분 간격으로 교차 생성됐다. 그리고 기저에는 끝모를 불안감이 있었다.
- 불안한 게 잘못된 건 아니다. 나를 깎아내리는 게 오히려 나쁘다. 다만, 다음에는 좀 더 멋지고 담대하게 해내고 싶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난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없다'고 담담하게 말하고 싶다.
- 어떻게 하면 자기를 긍정하면서도 담대해질 수 있을까? 우선은 여유가 있어야겠다. 이전에는, 여유가 없는 상황 속에서도 담대한 게 멋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좌절과 몇 번의 성공을 겪고 나니 선후관계가 뒤바뀌지 않았나 싶다.
- 여유가 있으니까 담대해질 수 있는 거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수용 정도이든, 모아둔 돈에서 나오는 경제적 여유이든,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든 근검절약하게 아껴놔서 여유를 만들어둬야 한다. (패러다임을 더 넓힌 걸지도?)
- 여하튼 스스로에게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은 스스로가 대견하다. 불안하고 두려웠고 나 자신이 보잘 것 없을 때도 있었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멈추지 않고 맞서 싸웠다. 그리고 끝내는 이겼다.
| 커리어의 시작이라
- 이제 본격적으로 사회초년생이고 직장인이고 어른이다. 17년 동안 달고 있던 '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뗄 때다. (마침 딱 만으로 25이군)
- 어떻게 살아야할까? 아니 난 어떻게 살고 싶을까? 입사하기 전까지 스스로 뭘 원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던져봐야겠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겠다.
- 최고의 전략은 전략을 세우지 않는 거니까, 너무 서두르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냥 해보자. 열심히 살자.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행동하자.
- 관조하는 자세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고, 빠르게 시도하고 일단 도전했다면 오래 몰입해야겠다. 그러다 보면 깨달음이 오지 않을까.
- 누워서 유튜브나 보지는 '절대' 말자. 죽어있지만 말자! 살아있자!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자유를 위한 투쟁!
아직 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삶의 자유를 구해야겠다.